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윤*혜
2024.04.05
식상한 후기는 싫어, 2회독 후 찐후기.
[진짜 진짜 긴 글 주의]
어쩌다 미국에서 살다보니 영어는 선택 아닌 필수,
읽, 쓰, 말, 듣 중에 나는 말, 듣이 더 절실했다.
아잉은 지금 나에게 모조리 싹다 필요한 강의였지만,
체할까봐(?) 하나씩 수강하기로 맘먹고
문법줘와 회화줘 중에 무얼 먼저 공부할까 고민하다가
회화줘 강의가 open 되자마자 결제해서 1회독 완강을
마무리 할 때 쯤, 2회독을 계획하며
조금 더 충실히, 꼼꼼히 줘패고,
문법도 함께 줘패고 싶어 미친 척 퇴사를 해버렸다.
생계에 어려움이 있지만, 일하고 육아하고 살림하며
워킹맘이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는 어려워
그냥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 선택한 큰 결단이었다.
아잉 홈피에 보면 아잉 수업듣고 연봉 2배 올려 이직했다는 후기가 있다.
너무너무 부러웠고, 내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.
그래서 사표 던지고 20대의 김아란이 교수님께 던진 질문을 30대의 내가 아란샘께 던졌다.
“쌤이 저 책임 지실거에요???” 라고.
나 역시도 그만큼 열심히 하면 내 몸값이 높아질 거고,
더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겠다, 그 말은 즉..
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결론이 나기에
그간의 어려웠던 생계는 다 상쇄할 수 있다고 믿었다.
잠깐 동안 마이너스는 충분히 메꿀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.
그리고 진짜.. 그렇게 해야만 했다.
퇴사하고 2회독 들어가면서 제일 먼저
유튜브 자동추천 영상 기능도 다 끄고
넷플릭스 어플도 삭제했다.
그때의 기분은...... 하..... 정말....
아주 오랫동안 사귄 사랑하는 연인과
엮어있던 꽁냥꽁냥 커플 사진들을 삭제하고,
SNS 계정을 언팔 하는 기분보다 더 고통스러웠다.
한 일주일 정도는 영상 금단 현상도 일어났다.
주말 토,일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집중했고,
평일에는 무조건 아무리 못해도 하루 세 시간은
회화줘 강의를 들으며 교재를 보고, 발음을 연습했다.
문득 문득 백수라는 상황과
연이은 채용 실패의 타격이 점점 나를 압박했지만,
흔들리지 않았고, 꾸준히 하던 대로 말하기 연습을 했다.
그렇게 약 1달을 더 회화줘에 집중했고, 2회독을 마쳤다.
연이어 바로 문법을 줘패기 시작했고, 멈추지 않았다.
육아와 살림이라는 변수를 고려한 현실 속에서
진정으로 원하는 포지션을 얻진 못했지만, 드.디.어.
내가 원했던 조건(part-time & 전보다 높은 시급)에
걸맞는,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조건으로 일을 얻었다.
인사 담당자와 내 요구 조건들을 협상 할 때,
회화줘에서 배운 문장들을 꽤 많이 써먹었다.
마침내 내가 원하는 조건이 적힌 근로계약서에 서명했다.
믿기지 않았던 시급 2배 이직이 나에게도 일어났다.
일도 하고, 문법도 공부하면서 계속 발전할 기회를 잡았다.
연봉 2배 받으신 분 전~혀 부럽지 않다 지금^^ㅋㅋㅋ
아잉 회화줘패기는 내가 아는 그 문장을 입 밖으로
튀어나오게 해주는데 참 도움이 된다.
영어를 한창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도
큰 도움이 되지만, 어쩌면,
이미 영어를 배울 만큼 배웠다고 자부하는
성인 영어 학습자들에게 더 효과가 있을 것 같다.
문법을 이해했고, 눈으로 영어 문장을 읽는데 익숙했다면,
문장 구조를 이해하는데 드는 시간을 엄청나게 벌었으니까.
그냥 입 벌리고 따라면 하면 되니까.
그리고 필요할 때 꺼내서 말하면 되니까.
'그 정도 수준의 성인이 왜 수업을 듣겠어?'
라고 생각할 수 있다. 맞다. 동의 한다.
적어도 학창시절에 문법 책 한 권은 뗀 사람이라면
강의 중에 나오는 문장이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.
하지만, 그 많은 문장들 중에 외국인과 이야기 할 때
내가 정말 편안하고 자연스럽게
툭툭 내뱉으며 쓸 수 있는 문장은
거의 몇 문장 없을 것이라고 난 자신있게 단언한다.
왜? 우리는 한국에서 눈으로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.
그리고 내가 그랬으니까.
처음에 외국인이 말걸면
‘하아....C.... 노 잉글리쉬’ 하고 자리를 피하고,
전화벨이 울려도 절대 받지 않았던 나인데,
지금은 '일단 말이라도 해보자..'
하는 자신감을 갖고 영어를 말한다.
물론 지금도 여전히 한 번에 잘 알아듣지 못한다.
여전히 은행, 관공서에 가서는 발리고,
멘탈 탈탈 털려 돌아온다.
그래도 "다시 한 번 말해줄래?"
"지금보다 더 천천히 말해줄래?"를 계속 말하며
미국인들과 의사소통 하며 살아가고 있다.
영어로 또 무엇을 도전해보지? 하다가
언젠가 아리스 커플 만나러 가고 싶다는 희망에
무작정 은행에 갔다.
진짜 언젠가는 꿈이 이루어지리라 기원하며...
내 개인 계좌(feat.비상금 통장) 도 개설했다.
물론 은행 직원과 대화할 때 손짓, 발짓, 그림,
다양한 도구를 사용했지만, 번역기 어플 쓰지 않았다.
그 쉬운 계좌 개설 하나에 무려 2시간 30분이 걸렸지만,
결국 만들어서 집에 돌아왔다..... ㅎㄷㄷ,,,
9:00에 가서 11:30에 나옴....
은행도 예약할 수 있고,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있다는
내가 참 기특하다. 셀프 토닥토닥^_^
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언어 능력,
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지불 능력.
잘했어, 굿 잡 ㅋㅋㅋㅋㅋㅋㅋㅋ
나는 백수였다. ‘백’점 ‘수’강생.
그리고 지금도 백수이며, 앞으로도 백수 일 것이다.
이직 성공 했는데 왜 계속 백수일까?
영어는 내 꿈과 목표를 이루는 그냥 수단,
하나의 도구일 뿐!
영어 자체가 내 목표는 아니기에
진정한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지금도,
앞으로도 백수이다.
이제 문법 줘패고 또 몸 값 높이러 가자!!
It was Aran who helped me overcome my fear of English.
(이 와중에 문법줘패기 It that 강조구문 생각나는거 실화냐)
♥고마워요 선생님, 사랑해요 김아란♡